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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기]대가족이 남해로 휴가 갔습니다.
반짝    2011-08-30 죄회수 2,856 추천수 1 덧글수 1  인쇄       스크랩     신고

 

 

 

 

매년 돌아오는 여름휴가때가 되면 맘한구석이 싸늘하게 식어옵니다.
놀기좋아하고 떠나기좋아하시던 아버지가 일년 중 가장 기다리는 때는
바로 여름휴가때입니다.

작은 시골마을에 사셨던 아버지는
기껏 떠나봐야 읍내시장이나 복사꽃잔치가 전부이셨지요.

그리고 흩어진 자식들을 보는 낙으로 사셨던 아버지가
이집저집 며칠씩 다니시는것이 여행이면 여행이였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몇 년전에 지상에서의 마지막 휴가를
우리들과 보내고 훨훨 날아서 하늘나라로 가셨지요.

대가족인 우리집은 돌쟁이 아이에서부터 아버지까지
다 모이는 유일한때가 바로 여름휴가입니다.

오빠 하나에 딸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여름휴가만큼은 친정식구들과
함께 보내기로 10년전부터 약속을 해서 지금까지 변함없이
여름휴가땐 다 모입니다.

아버지가 떠난 그 해 여름휴가는 특별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당신이 마지막이라는것을
너무나 잘 아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욕심이라고는 절대 없으셨던 당신께서 그해 여름휴가는
아버지가 원하는곳을 꼭 가자고 했었지요.
바로 셋째언니 사돈이 사시는 남해였는데
살아 생전 그렇게 가고싶어 하셨습니다.

20명이 넘는 대가족이 이동하는데는 만만찮은 경비.숙소.먹거리..
하나에서 열까지 불편한것이 너무 많았기에
아버지가 계시는 시골집으로 잡아놓고 가까운 바닷가로
이동을 하는것이 우리집 휴가방식이였습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서 큰 맘을 먹고 남해로 떠날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간암말기라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휴가를 얼마남겨 놓지않고 벌어진 상황이라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아버지의 몸상태로 보아선 남해로 떠나는것이
무리였습니다.
남해로 떠나자는 계획을 접고서
다른해와같이 아버지가 계시는 시골집으로 모든 형제들이
모였습니다.

형제들이 모여서 먹고 노는것을 보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흐뭇해 하셨는데 당신께서 몸져 누워 계시니
너무 미안하다며 우리들을 먼저 배려하신 아버지의 눈망울이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여름휴가 내내 우리집은 아버지때문에 웃음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간암말기라서 몇 달을 채 살지 못하셨지만
아버지는 다른해보다 더 표정도 좋으시고 얼굴에 웃음도
많이 지으셨습니다.
별로 우습지않는 손자의 이야기에도 얼마나 크게 웃으시는지
정말 아버지가 너무나 건강한 사람같아 보였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각자 살아오면서 형제들끼리 가족끼리..그리고 엄마아빠의 부부끼리..
맘을 터 놓고 이야기할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서로들 살기 바빠서 일년에 몇 번 연락을 하지 못했을때도
있었고 나의 언니가 나의 오빠가 어떤 음식과 음악을 좋아하는지
통 모르고 살았는데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아버지가 마련한 그 이야기장엔
눈물도 웃음도 한도 모두모두 쏟아내면서 밤새 가족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비록 슬픈그늘이 우리가족에게 닥쳤지만
현실은 무시할 수 없으니 그 슬픔을 최대한의 기쁨으로
승화시키려고 우리가족은 노력했었습니다.

아버지의 일화중 하나에
육이오(6.25) 사변 이야기가 있습니다.
굶는날이 더 많았던 어린시절
할머니가 아버지에게 검정 고무신을 사 주셨나봐요.
그래서 아버진 너무 좋아서 그 고무신을 평소엔 신지도 않고
품에 안고서 동네친구들에게 자랑하면서 아끼고 아끼셨다는군요.
잠을 잘때도 머리맡에 고무신이 없으면 안될 정도로 검정고무신을
좋아하셨는데
인민군이 아버지 사는동네로 와서 그 검정고무신을 가지고 가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열흘동안 고무신 빼앗긴것이 억울해서 밥도 안먹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지요.
우리형제들은 다들 아버지의 순수한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이야기하는 13살의 아버지로 돌아간 듯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아버지도 우리처럼 어린 시절에 어린동심을 가지고 계셨다는것을
그해 여름 휴가때 처음 알았습니다.

휴가 생각하면 어른이나 아이나 떠난다는 자체가 너무
가슴이 설레이잖아요.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도 아이보다 내가 더 밤잠을
못 잘 만큼 설레이는때가 있습니다.
아버지도 우리 아버지도 어린마음처럼 그렇게 휴가를 기다리고
기다렸나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처럼 우리가족이 하나의 사랑으로 뭉쳐진 때가 없었는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이야기를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하시면서
표현하는것에 너무나 인색했다는 소리를 하셨지요.
나는 아버지가 무뚝뚝하고 말씀도 크게 없으셔서 그냥 감정이
없는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어린시절 내가 생각하기론 어른이 되고 아버지가 되면 다들 우리아버지처럼 입을 다무시는것인줄 알았지요.


그해여름의 휴가는
아버지가
우리형제들이 앞으로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며 서로에게 행복을 줄수있는지를 가르쳐주고 가셨기에 특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암세포의 진통을 참아가면서 활짝 웃으시던 아버지의 해맑은
얼굴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다음해 8월에 우리형제들은 엄마를 모시고
아버지가 그렇게 가고싶어했던 남해의 작은섬으로 떠났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원했는 바로 남해로 여름휴가를 2박3일 여름휴가를 떠났습니다.

각자 살던곳에서 출발하였는데 우리 서울팀도 새벽일찍 떠나기로 약속을 정해서
남해대교를 넘어서 드디어 남해의 작은 섬이 모여있는 남해읍 장항리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대전IC 지나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진주IC에서
남해고속도로-부산방향과 순천방향중에 순천방향으로 20분가면 진교(하동)IC 나옵니다.
나가자마자 19번국도 타고 20분정도가면 남해대교가 나와요.
남해대교를 지나면 남해읍에 위치한 각종 해수욕장이 즐비하고 이순신 장군을 모셨던
충렬사도 볼수있습니다.

우리는 남해읍 장항리에서 배타고 20분정도 들어가면 무인도라는 섬이 있는데
그기서 2박3일을 보내고왔습니다

 

 

남해대교

 

이건 남해대교인데요.

다리사이로 달리는 기분또한 넘 좋았습니다.

 

 

 

 

 


이 동그랗게 생긴섬이 바로 우리가 보물섬이라는 이름을 부쳐주며 머물었던 섬입니다.

 

 


 

보물섬으로 들어갈 우리가 탈 배입니다.잠시 남편과 아들이 한컷 찍었죠.

아직은 실감을 하지못한 아들이 표정이 영~~신통찾아보여요.

 

 

 

 

 

 

처음 배를 보고 무서워하는 아들도 어느새 바닷바람을 즐길줄 알게되었답니다.

아빠품에 안겨서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아들이 휴가는 휴가인줄 아나봅니다.

혼자 신나서 소리치고 사촌형들이있으니 더더욱 기분이 좋아졌나봐요.

 

 

 


보물섬으로 들어가기위해선 짐을 배에다 실어야하는데 우리가 타고갈 배가
고장이 나서 다시 다른배로 옮겨타는 모습입니다.

 

 

 




2박3일동안 먹을것들을 꼼꼼히 챙겨야하기때문에 사람보다 짐이 더 많았지요.

 

 


섬에 도착하여 텐트를 치고 대충 짐정리가 끝나고선 우리들은 다슬기를 잡았습니다.

큰언니는 20년만에 다슬기를 잡아본다고하였고 나도 어린시절 다슬기를 잡아보고

처음 잡았는데 돌사이사이에 너무 많아서 한가득 넘쳐났답니다.

얼음물보다 더 차가운 물과 바윗돌이 다 비칠만큼 맑은 물을 보니 심신의

피로가 그냥 싹~~ 달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자들은 낚시배를 타고 고기를 잡았습니다.
동생이 서있는 뒷편의 배가 바로 우리 형부가 소유한 배입니다.
고향이 남해라서 잠수도 잘해요.
여자들도 끼워달라고하니깐 구지 남자들만 타서는 강태공의 그 깊은 맛을 느껴본다나 어쩐다나.아무튼 잡아올린 고기로 매운탕을 끓였는데..우아~~ 끝내줬습니다.

 

 

 

 

돌멍게 따는 모습인데요.

잠수해서 따온 돌멍게..그야말로 껍질은 돌로 되어있고

안쪽은 부드러운 멍게살로 덥혀서 고추장에 콕 찍어서 한입먹으면

이보다 더 행복할수는 없습니다.

달고 쓴듯한 맛이 끝맛은 달콤하고 시원한것이 지금도 군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이것이 돌멍게 껍질인데요.

이 돌멍게에 술을 따로놓으면 바로 맹물이 되어버릴정도로 해독력이 뛰어났습니다.

정말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진짜 일까 실험을 몇번을 했는지..아까운 술이 맹물로 변해버렸습니다.

 

 



멍게랑 장어회..그리고 새우를 구워먹는 모습입니다.
새우는 서울에선 비싸서 잘 못먹었는데 그날 새우를 평생 먹을것을 다 먹었는것 같아요.
현지 직송이라 정말 푸짐하고 싱싱한 새우를 먹었습니다.

 




엄마와 동생..
아버지 돌아가시고 맘이 항상 울쩍하다는 엄마가 남해로 온것도 새로운가보더라구요.

아버지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고 했습니다.

울 아버지도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ㅠ,ㅠ


울 아들에게 게를 잡아서 보여주는 친정어머니세요.

옆으로 기어가는 게가 신기한지 자꾸만 잡았다놓았다를 반복하면서

하마터면 집게 손가락에 물릴뻔했습니다.

그래도 좋다고 연신 웃고있는 아들이였습니다.

도망가지못하게 뚜껑으로 막아놓고 한마리씩 아들이 관찰하고 만지는 모습입니다.

 

 

 

 

 

조카들이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모습입니다.

역시나 물은 아이들의 천국이죠.

수영..빠지면 절대로 안되죠.

신나게 놀고있는 조카들입니다.

 


 

2박3일동안 우리가족뿐인 보물섬에서 꿈만같은 시간을 보냈지요.
마치 우리가 이 섬의 주인인냥..작은 나라하나를 소유한것같은 뿌듯함과 여행의 새로움이
어울어져 너무나 행복했었습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보물섬을 뒤로 하고 출항을 준비했습니다.

 

 

 


배가 섬에서 막 출발하는 시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배의 움직임따라 출렁이는 바닷물결이 거품처럼 보글보글 우리주위를 맴돌았습니다.

 

 

 

 


왼쪽의 작은 점같이 생긴 보물섬이 자꾸 자꾸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모습입니다.

 

 

 

 

 

 

한폭의 그림처럼 장관을 이룬 멋진 모습에 도취되고 말았죠

 

 

 



태양이 보물섬으로 기울어가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는데 모두들 2박3일의 흔적이 여기저기에 묻어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왜 그렇게 남해를 가고싶어했는지 그 마음만은 충분히 느낄수있었습니다.
해마다 가족여름휴가를 보내지만
남해로 간 여름휴가가 평생을 잊지못하는 아름다운 휴가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버지가 우리랑 분명 함께 했을것으로 생각하니 맘이 가벼워졌습니다.아마도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동행하셨기에 별 탈없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도록 했는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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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Mom   2012-06-29 23:03 수정삭제답글  신고
정말 대가족 재미있게 보내신 거군요?? 저희도.. ^^ 가족여행 여름휴가 최적지 남해로 떠나볼까요, 올해는??
사진을 편리하게 관리하세요. 포토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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