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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에서 온 편지 (34)
더페스티벌    2011-09-13 죄회수 3,176 추천수 1 덧글수 2  인쇄       스크랩     신고

 

(자기야, 나 사랑해? 응! 얼마만큼? 하늘만큼 땅만큼....추석장 봐 오시는 두 어르신, 행복하세요)


썰물이 지나간 자리가 밀물이 밀고 온 위력보다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꼭 바다에 가서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추석,

한바탕 밀물과 썰물이 지나갔습니다.


천천히 밀려왔다 한꺼번에 쫘~악 빠져버린 썰물증후군은

썰물이 빠져나간 자리인 농촌사회나

썰물이 되어 도시로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동일하게 느끼는 증상이 아닐까합니다.


하지만 자식을 또다시 보내버린 부모님의 공허한 가슴만 하겠습니까?

썰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환청처럼 파도소리가 윙윙 거리듯이

부모님들은 자식들 떠난 자리에서 일손도 잡히지 않고

한동안 멍하니 초점 흐린 눈으로 떠난 길을 응시할 것입니다.


어떻던,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고향 에너지 만땅 충전하여 고출력 항해하시길 빕니다.


저는 이번 추석에 몇 년 동안 읽어왔던 "로마인 이야기"를 완독했습니다.

때로는 졸기도하고, 또 때로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면서

얘기 속에 빠져들기도 했었습니다.


그 상상력과 끈기에 놀랄 뿐입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통하여 세계사를 바라보는 맑은 창을 하나 가진 듯합니다.

저의 <하동편지>도 <농촌의 현상과 형상>을 이해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이번 호에는 다문화가정 친정보내기 운동을 펼친 "양사모"얘기와

새 출발을 다짐하는 하동군청의 새내기 공무원을 소개 해 드립니다.

 

("양사모"의 도움으로 친정을 가게 될 펠펙토씨, 딸 순임이와 행복한 시간입니다)


저, 친정가요!


사람들은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동물적인 본능이 아닐런지요.


단지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릴 적 추억이 있고, 그리움이 살아있는 곳이 고향 아니겠습니까?


70년대, 한창 산업화의 기치를 내 걸었을 때 이런 노래가 유행했었습니다.

저도 아무 의미 모르고 막 불러 댔던 기억이 있습니다.


불과 고향 떠난 지 몇 년 안 되었을 것인데,

그렇게도 빨리 타향은 설움의 동네로 다가 왔었나 봅니다.


타향도 정이 들면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말을 했던가
바보 처럼 바보 처럼

아니야 아니야 그것은 거짓말
향수를 달래려고 술이 취해 하는 말이야
아! 타향은 싫어 고향이 좋아


바로 어제 저녁, 동료와 대화를 나누다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몽골에서 시집온 아낙네들은 말을 타지 않으면 미칠 것 같다 카더라!

이 분들에게 있어서 조랑말은 바로 고향이 아닐까요?

달리는 말 위에서 고향을 느끼고 그 짧은 순간이나마

고향의 언덕을 달리는 환희를 맛보았을 것입니다.


죽도록 가고 싶을 정도로 그리움이 있는 고향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리고 언제라도 그 고향에 갈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영원히 약효가 지속되는 초강력 면역제를 가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세상의 온갖 시련에서 이길 수 있는 ......


고향은 일종의 간이역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행을 하다가 부담 없이 찾아와 편히 쉬고 떠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요즘 농촌은 다문화가정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우리 하동만 하더라도 400여 가정이 있습니다.

장가 못 가던 농촌 총각들에게 이주 여성은 구세주와도 같습니다.


한 때 농촌총각 장가보내주기 시책도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신부감을 찾아주는 것이었는데

나이 마흔이 넘도록 장가도 가지 못한 농촌 총각들을 배려한 것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농촌에는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총각들의 고독했던 눈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코리안드림을 안고 이역만리로 시집왔던 아낙네들은

가슴에 바위 덩어리 하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鄕愁입니다.


어떤 호강으로도, 누구의 사랑으로도 채울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병 아닐까요.


이미 선녀와 나무꾼처럼 아이 둘을 낳아버렸고,

그렇다고 친정을 다녀올 정도로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죽음과도 같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억누르고 눈물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분들의 눈물을 닦아 줄, 죽음과도 같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씻어줄 단비가 내렸습니다.

하동안에서도 고향 같은 동네로 불려지고 있는 양보면,

그 동네의 출향인사로 구성된 "양사모"에서

이런 고향병을 앓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이 친정을 다녀올 수 있도록

고향가는 길을 놓아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친정을 다녀오게 될 분은 일본이 친정인 카노미요리씨와 그녀의 세 가족입니다.

카노미요리씨는 쌍둥이 자녀 양육과 시모 봉양으로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차편으로 1시간 거리에 친정이 있는 펠펙토 마리빅디씨도

이번에 친정을 가게 되었습니다.


양사모의 선행이 하도 아름다워 이분들이 사는 모습을 가서 보고 싶었습니다.


정갈한 시골집에 사랑이 묻어났습니다.


시부모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펠펙토씨는 시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었고

딸 순임이는 할머니와는 한 순간도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낮잠에서 깨어난 순임이가 시장가신 할머니를 찾아 흘리는 눈물에서

펠펙토씨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었고

펠펙토씨의 진한 鄕愁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노미 요리씨는 아마 이 편지를 읽고 계실 때에는

이미 친정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성탄절 무렵에 친정을 방문하겠다는 펙펙토,

그리움도, 고향도 따독따독 아껴두었다가 그 그리움을 정녕 더 이길 수 없을 때에

그 터질 듯한 가슴을 안고 고향을 향해 날아 갈 것입니다.


양사모의 이웃사랑이 참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인간애와 선행들이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친정을 그리는 분들에게

이 땅 하동이 정 붙이고  살아가고픈 행복한 땅이 되게 할 것입니다.


친정 잘 댕기 오시이소!

(새출발 하는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힘 팍팍 실어주이소!)



나도 공무원이다!




요새 공무원 경쟁률이 50대 1이니 100대 1이니 심심찮게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럴 때 공무원인 저의 심정은 어떤지 아세요?


“참 큰일이다!”입니다.


아! 내가 일하는 직종의 인기가 이렇게 높다니...

나도 덩달아 가치가 올라가는 구나!


뭐 이런 생각은 사실 눈꼽 만큼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현상에 가슴이 답답할 따름입니다.


젊은이들이 점차 안정적인 곳을 선호하고

대학 입학하는 첫 날부터 도서관에서 공무원 시험공부를 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는

더더욱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보다 다양한 곳에 젊은이들의 관심이 분산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저도 멋모르고 공무원 길에 들어선 것이 어언 20년이 넘었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새였습니다.


이뤄 놓은 것도, 그렇다고 앞으로 이룰 일도 사실 별로 없어 보입니다.

들어와서 얼마 있다 결혼하고, 자식 놓고 그리고 사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거대한 조직 속에서 변화의 몸부림도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성향 상 조직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더라도

늘 지역사회와 주민과 톱니바퀴처럼 같이 돌아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한쪽이라도 같은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면,

내 작은 변화의 몸부림도 크게 작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군청에 30명의 신예 戰士들이 들어왔습니다.

반짝거리는 눈망울, 뚜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

어디에 내 놓아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소견을 말하는 그 당돌함,

정말 우리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들입니다.


9일간의 사전교육을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군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특급대우,

꽃다발에,  군수님과 각계각층의 축하에, 부모님의 격려에

가는 곳 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격려와 관심속에 지난 9일 동안 하동의 이곳저곳을 다 돌아보았고

또 선배로부터 공직에 대한 비법?도 전수 받았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이제 임지에서 발휘할 때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실 것?

안주 하는 그 시간부터 그대는 끝이다!

늘 변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것에 타는 목마름을 가지라!


아! 사랑하는 우리 후배님들아!

그대들의 손에 하동이 달려 있다.

우리 같이 한 번 논두렁 달려보자!

참, <태풍 꿀랍>이 올라오고 있다고 카이, 그 태풍도 막으러 가야 할기다!


편하고 안주하려고 이 자리에 왔다면 하루라도 빨리 마음 접고 돌아가거라!

머리 회전은 빠르되 몸 회전이 더딘 그대라면, 더더욱 맞지 않을 것이다.

머리 보다는 몸을 더 원하는 곳이다.


칼 출근, 칼 퇴근?

빨간 날은 다 쉰다?

편안하고만 싶은 당신, 엄마 집으로 떠나라!


매일 빤작거리는 구두를 신어?

넥타이를 매일 맨다고?

꿈 깨라!


작업복 한 벌쯤은 차량 트렁크에

운동화 한 켤레 쯤은 책상 밑에 대기 시켜라!


그리고 20년 선배의 특별제안


후배 공직자여 3S를 가져라!


STORY, 글쓰기다. 이것은 몸으로도 못 때우고 안 되면 평생 고생이다.

SPEECH, 발표다. 이것 안 되면 진짜 스트레스다! 피 말린다 니!

STYLE, 태도다. 요것 갖춰지지 못하면 사람대접 못 받는다!



그러나 너희들은 나의 사랑스런 후배들이다.

잘 할 끼다!  세상은 너희들의 밥이다.

하동이 그대들의 열정에 달려있다. 파이팅이다!


<하동에서 조문환 드림>

 

 

태그  하동 조문환, 다문화,양사모,추석,신입공무원,공직자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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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nli4ne4   2011-09-21 13:04 수정삭제답글  신고
하동군의 신입공무원들 좋겠다.. 좋은 땅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하는..
서정선   2011-09-15 01:29 수정삭제답글  신고
하동 조유행 군수님의 다문화지원정책이 돋보입니다. 문화다양성을 지향하는 현대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특히 사진에서 어린 아이와 눈 맞추며 동심과 교감하는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새내기 젊은 공직의 새싹들과 함께 하동의 앞날을 환하게 비추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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