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고을 화천에서 겨울축제 즐겨요!
“미니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올 겨울은 전 세계적인 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3한4온(三寒四溫)이란 말은 옛말이 되었고 3한4한(三寒四寒) 이란 농담이 나올 만큼 강한 추위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었다. 한강도 20cm가 넘게 꽁꽁 얼어 붙었고 부산까지 영하 5도의 기록적인 한파를 겪었으니 전국이 얼음나라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연이은 강추위에 가족들과 겨울여행을 떠날 엄두를 못냈다면 이번 주말을 노려보기를 추천한다. 다행히도 1월 마지막주는 강원영서 지방을 기준으로 낮기온이 영하권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온가족이 함께하기 더없이 좋은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이런 좋은 날씨에 떠나 볼만한 강원도 겨울축제 특집 2편을 준비했다. 바로 강원도의 대표적인 얼음낚시 축제인 화천군 산천어 축제를 소개할까 한다. 특히 산천어축제는 이달 말일(1월31일)을 끝으로 18일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어 이번 주말이 아니라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
▲ 2010년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 선정된 제7회 2010 화천산천어축제
100만명이 몰리는 최우수축제
강원도 겨울축제의 특징을 살펴보면 지난번 기사에서 소개한 태백산 눈축제와 같이 눈을 모티브로 한 “눈축제”와 강원도의 대표적인 민물어종을 모티브로 한 얼음낚시 축제가 있다.
강원도의 청정이미지와 겨울이미지, 그리고 낚시라는 재미가 어울려 많은 비슷비슷한 얼음낚시 축제들이 많이 열리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인제군에서 열리는 열목어축제, 빙어축제와 평창군에서 열리는 송어축제,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2010년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화천군 산천어축제를 꼽는다.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은 강원도 특유의 깊은 산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고장으로서 1944년 완공된 화천댐이 만들어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거대 인공 호수인 파로호(破虜湖)로 인해 물의 나라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후 전두환 정권 시절 “평화의 댐”이 건설되면서 이 파로호에 토사가 밀려들어 관광수익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고 하는데 월 1,000명 정도는 방문하던 파로호에 1년에 채 1,000명도 방문하지 않는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고 한다.
그래서 화천군에서는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2000년부터 시작한 “낭천얼음축제”를 재정비하여 강원도의 청정이미지와 물의 나라 이미지에 맞는 맑은 물에 사는 “산천어”를 내세워 2003년 제1회 산천어축제를 시작한다. 첫 해 22만명이 몰리는 것을 시작으로 급격히 입소문을 타더니 급기야 2006년 제4회부터는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리게 되었다.
▲ 발디딜 틈 없이 수많은 관광객이 몰린 산천어축제장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참여”형 축제
제7회째를 맞은 화천 산천어축제는 2003년 첫 시작이후 매년 100만명이 넘는 기록적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최우수축제로서 특히 올해는 매서운 한파에도 굴하지 않고 예년에 못지않은 관광객이 몰려 주말한때 30만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만 250억에 달한다고 하니 화천군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어떤 재미와 볼거리가 있기에 이토록 각광받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었을까?
▲ 맑은 물에서 직접 잡아 올린 산천어를 맛볼 수 있다! 산천어를 이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인기 비결이다.
가장 큰 역할은 산천어에 있다. 산천어는 송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송어의 절반크기로 산소가 풍부한 강 상류의 맑은 물에 사는 맛이 담백한 맛이 자랑인 우리나라 토종 민물고기다. 20도 이하의 낮은 수온과 산소량이 풍부한 맑은 물에 살다보니 산 깊고 물 맑은 화천의 이미지를 잘 살릴 수 있다.
▲ 온가족이 함께하는 산천어 얼음낚시
산천어 낚시는 도구도 간편하고 낚시방법이 쉬워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산천어를 낚아 올릴 때 느끼는 손맛과 낚아 올렸을 때의 성취감이 커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산천어 낚시에 집중하기 쉽다. 여기에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한다는 이색적인 환경과 직접 잡은 산천어를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하여 “참여”형 축제로서 모범답안이라 할 만큼 좋은 컨텐츠를 구성해 두었다.
▲ 동심을 사로잡는 즐거운 썰매
아이들의 동심을 사로잡는 다양한 얼음썰매와 눈썰매, 곰썰매 기차 등 다양한 겨울 놀거리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지루해할 틈이 없다. 어른들을 위한 즐길 거리도 마련되어 있는데 산천어 낚시나 루어낚시, 산천어 맨손잡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상품권을 나누어 준다. 이 상품권으로 화천의 농특산물을 구매 할 수 있다보니 “체험”의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 화천의 청정자연 식재료가 가득한 다양한 먹거리가 모여있는 먹거리 장터.
화천만의 먹거리
저렴하게 바로 회를 떠주는 회센터를 이용하면 바로 잡은 산천어를 맛볼 수 있다. 산천어구이를 위한 구이시설도 갖춰져 있다. 화천에서 개발된 배스어묵도 인기다. 생태계 균형을 깨뜨리는 수입어종인 배스를 본래 특유의 냄새를 제거해 기존 어묵보다 맛과 향이 좋은 영양만점 어묵으로 개발하여 2009년 산천어축제부터 선보였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풍부하여 여성과 청소년 피부 건강에 좋다고 한다.
▲ 화천 고유 먹거리인 산천어 빵과 배스어묵
붕어빵의 투박함이 아닌 산천어의 날렵한 모양을 본 딴 산천어빵도 화천 산천어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 먹거리다.
더욱 성공적인 축제로 남기위한 숙제
산천어축제에 참가 하더라도 시간대에 맞추지 않으면 한마리도 낚아올리지 못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특히 개장 시간인 오전 시간대에 산천어가 잘 잡히는 특성이 있어 늦은 시간에 가면 산천어 구경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편중된 오전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이 제한된 산천어 수량 보다 더 많이 가져가다보니 전체적으로 산천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온다는 것이다. 주최측은 1인당 3마리의 마리수 제한과 아이스박스 반입 금지, 전용 복주머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데다 일관성 없이 적용하다보니 이에 불만을 토로하는 관광객이 많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산천어 축제를 즐기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일관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워낙 유명해진 축제다 보니 주말 몰리는 관광객들을 수용 할 만한 여견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주말 30만명 가까이 몰리다 보니 부족한 주차 시설이 문제가 되었는데 심각한 교통체증 유발도 문제가 되었다. 행사장 얼음판의 안전을 위해 하루 12,00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하다 보니 먼길을 왔다가 다시 되돌아가야하는 관광객이 많았던 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셔틀버스 운영이나 주차공간 확충, 도로정보를 유기적으로 안내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관광객들의 의견도 나왔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성공적인 축제인 만큼 100% 만족할 수 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더라도 2011년 제8회 축제에는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산천어축제가 끝나도 화천으로 오세요!
산천어축제가 이달 말(1월31일)로 막을 내리다 보니 미처 가보지 못한 관광객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 화천군 유촌리 일대에서 2월 15일까지 2010 파로호 바로파로 겨울축제[축제정보]가 열리고 있으니 산천어축제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산천어, 빙어 낚시와 아이스 파로호 골프, 눈썰매 등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더페스티벌 / press@thefestival.co.kr